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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스타베팅 이용후기(ip: 45.67.97.66)

  • 김로이
  • 2023-08-25
  • 126
객점은 늦게 갈수록 좋은 방을 차지하기 어려우니 서둘러야 했다.

두 사람이 계단 쪽으로 가자, 장보옥과 기녀들이 우르르 다가왔다.

“호호호! 나리님들, 벌써 가시게요? 즐거운 시간 되셨는지요?”

“얼마냐?”

심통의 물음에 장보옥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호호. 매향이가 가르쳐 드렸다는데 뭘 또 물어보셔요. 은자 사십 냥이에요.”

“무슨 헛소리냐? 기녀들을 데리고 있지도 않았는데 사십 냥이나 내라니?”

“값은 나리들께서 아이들을 옆에 앉히실 때 이미…….”

“흥! 개소리! 앉힌 것은 너지. 술값과 요리값이나 얼마인지 말해라.”

심통이 차갑게 여자의 말을 끊었다.

옆에 연적하가 없었으면 주먹부터 날렸을 텐데, 억지로 참으려니 입술이 다 떨렸다.

“어머, 비싼 기루에 와서 잘 노시고 왜 이러실까. 매향아 안 되겠다. 얼른 가서 통천방 오라버니들 좀 모셔 오너라.”

그러자 매향이라는 기녀가 빠르게 사라졌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 듯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다른 손님들이 힐끔거리자 괜히 미안해진 연적하가 나서서 수습을 시도했다.

“저기요, 우리도 규칙을 몰랐으니 적당히 서로 양보를 하지요? 기녀를 부르는 값의 반을 낼게요. 잠깐 앉았다가 일어난 값으로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요?”

기루가 처음인 연적하는 나름 합리적인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 정도 선이면 더 이상의 다툼 없이 조용히 끝날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건 연적하의 바람에 불과했다.

대체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한 사람’과 반대로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사람’이다.

연적하가 전자라면 칠 층에서 특별 손님만 관리하는 장보옥은 후자였다.

장보옥은 노인의 상전으로 보이는 소년이 숙이고 들어오자, 업신여기는 마음이 생겼다.

스타베팅는 소년이 ‘통천방’을 두려워한다고 착각했다. 술에 취해 소란 피우던 무인들도 ‘통천방’ 소리를 들으면 조용히 수그러들었으니까.

장보옥의 얼굴에 경멸의 미소가 떠올랐다.

“이봐요, 어린 공자님. 계산은 정확하게 해 주어야겠네요. 돈이 없으면 이런 비싼 곳에 발도 들이지 말았어야죠. 칠 층에서 아래를 굽어보며 술을 마시니까 기분이 좋았죠? 하지만 그건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한 거예요. 얘들아, 돈 없으면 어디다?”

그러자 기녀들이 ‘꺄르르’ 웃으며 답했다.

“바닥이다!”

“들었죠? 돈 없으면 일 층에 쪼그리고 앉아서 마시면 되는 거예요. 사람은 분수에 맞게…….”

“흐흐흐. 네년들이 죽으려고 작정을 한 게로구나. 감히 공자님 앞에서 주둥아리를 함부로 놀리다니.”

심통의 입에서 욕설이 터져 나오자 장보옥은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때마침 매향이 통천방의 무사들과 함께 계단을 올라왔다.

찔끔 놀라 물러났던 장보옥이 호들갑을 떨었다.

“어머! 오라버니들 왜 이제야 와요! 이분들이 술값을 내라니까 나를 죽이겠다고 막…….”

무사가 ‘그만하라’는 듯 손을 들어 저지한 뒤 심통에게 말했다.

“본인은 통천방의 양진생이오. 이곳은 통천방이 관리하는 곳이니 조용히 계산하고 갑시다.”

양진생은 말하면서 슬쩍 노인과 소년의 무장을 살폈다.

뒤늦게 유엽도와 고풍스러운 검을 확인한 그는 부지런히 머리를 굴렸다.

‘정주에서 붉은 유엽도와 검을 쓰는 늙은이와 소년이 누가 있더라?’

정주의 내로라하는 고수들을 떠올려 봤지만 그런 사람은 없었다.

그럼 된 거다.

양진생이 내심 안도하고 있을 때다.

“키키킥.”

살짝 꼬인 경박한 웃음에 양진생의 시선이 노인의 옆으로 돌아갔다.

소년이 고개를 숙이고 새어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누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