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사이에 상속 분쟁이 시작되면 한쪽은 남은 재산을 나누자고 하고, 다른 쪽은 생전에 넘어간 재산을 돌려 달라고 합니다.
상속소송변호사에게 오는 사건 가운데 상당수가 이 두 다툼을 함께 안고 있습니다. 남은 재산의 분할은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생전 증여와 유언에 대한 최소한의 몫 청구는 일반 법원의 민사 소송으로 다루어져, 하나의 가족 분쟁이 두 법원에서 따로 진행되는 구조가 됩니다.
두 절차가 나뉘는 이유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분할 심판은 상속인 전원의 재산 관계를 법원이 후견적으로 조정하는 절차여서 가정법원이 맡습니다. 반면 생전 증여를 받은 사람에게 반환을 구하는 청구는 특정 상대방에 대한 재산권 다툼이어서 민사 법원이 맡습니다. 두 사건을 하나로 합쳐 달라고 해도 법원이 다르면 병합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어느 절차를 먼저 시작하느냐가 전략의 출발점이 됩니다. 반환 청구는 법에서 정한 기간 안에 해야 하므로 시간이 급한 경우가 많고, 분할 심판은 상속인 전원이 당사자가 되어 준비에 시간이 걸립니다. 기간이 임박했다면 반환 청구를 먼저 제기해 권리를 지키고, 분할 심판은 자료를 갖추어 뒤이어 청구하는 순서가 흔히 쓰입니다.
두 절차의 결과는 서로 영향을 줍니다. 반환 청구에서 부족한 몫을 계산할 때는 청구하는 사람이 상속으로 실제로 받은 순재산을 빼는데, 그 순재산은 분할 심판의 결과에 따라 정해집니다. 분할에서 많이 받으면 부족한 몫이 줄고, 적게 받으면 늘어납니다. 그래서 민사 법원이 분할 심판의 결과를 기다리거나, 분할이 되지 않은 상태라면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반대 방향의 영향도 있습니다. 반환 청구로 생전 증여 재산의 일부가 돌아오면 그 재산은 돌려받은 사람의 것이 되지만, 분할 심판에서는 증여를 받은 사람의 특별수익을 다시 따지게 됩니다. 같은 증여를 두 절차에서 각각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어긋나면 결과가 모순될 수 있어, 두 사건에서 주장하는 증여의 금액과 평가 시점을 일치시켜야 합니다.
증거는 두 절차가 공유합니다. 생전 증여의 등기부, 계좌 이체 내역, 고인의 재산 상태를 보여 주는 자료는 분할 심판에서는 특별수익의 근거로, 민사 소송에서는 반환 대상의 근거로 쓰입니다. 한쪽 절차에서 법원이 금융기관에 사실 조회를 해 받은 자료는 다른 절차에도 제출할 수 있으므로, 조회를 두 번 하지 않도록 순서를 맞추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상대방도 두 절차에서 같은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생전에 많은 재산을 받은 장남이 분할 심판에서는 기여를 주장하고, 민사 소송에서는 증여가 아니었다고 다투는 식입니다. 두 절차에서 상대방의 주장이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기면 그 자체가 반박의 재료가 되므로, 양쪽 사건의 서면을 함께 검토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비용과 시간도 고려해야 합니다. 두 절차를 따로 진행하면 감정 비용이 두 번 들 수 있고, 기일이 겹쳐 당사자의 부담이 커집니다. 부동산 감정처럼 두 절차에 공통으로 필요한 작업은 한쪽에서 먼저 하고 그 결과를 다른 쪽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법원에 제안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해결은 조정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법원의 조정 절차에서 분할과 반환 문제를 함께 묶어 합의하면, 두 사건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조정 조서에 민사 소송을 취하한다는 조항을 넣어 두면 두 법원의 사건이 동시에 끝납니다. 민사 법원의 조정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분할 문제를 함께 정리하는 합의가 가능합니다.
조정을 위해서는 두 절차의 예상 결과를 하나의 계산표로 만들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분할에서 받을 몫과 반환으로 받을 몫을 합친 전체 그림이 있어야 어느 선에서 합의하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한쪽 절차만 보고 양보하면 다른 쪽에서 손해를 보는 일이 생깁니다.
법원 사이의 소통도 신경 써야 합니다. 한 법원이 다른 법원의 진행 상황을 자동으로 알지는 못하므로, 당사자가 다른 사건의 기일과 결과를 서면으로 알려 주어야 합니다. 특히 한쪽에서 감정이나 사실 조회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다른 쪽에도 제출해 두어야, 두 법원이 서로 다른 자료로 판단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이런 장면이 반복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장녀는 남은 아파트의 분할을 청구했고, 차남은 장녀가 생전에 받은 상가에 대해 반환 소송을 냈습니다.
상속소송변호사로서 두 사건을 함께 보면, 장녀는 분할에서 아파트를 양보하는 대신 상가 반환 금액을 줄이는 조정안을 내는 것이 전체적으로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왔고, 두 사건은 같은 날 조정으로 끝났습니다.
반대로 두 절차를 따로 끝까지 진행한 가족은 몇 년 동안 두 법원을 오가며 판결을 받았지만, 그 사이 감정 비용과 관계의 손상이 커졌습니다. 법적으로 가능한 경로와 가족에게 남는 결과가 항상 같지는 않습니다.
두 절차의 관계를 이해하면 어느 쪽에서 무엇을 양보하고 무엇을 지킬지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 설계 없이 두 사건을 각각 다루면 같은 증거로 다른 결론이 나오는 일이 생기고, 그 모순을 정리하는 데 또 시간이 듭니다.
분쟁이 시작되었다면 우선 두 다툼이 함께 있는지, 각각의 기한은 언제인지, 공통 증거는 무엇인지를 한 장에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 한 장이 이후 몇 년의 절차를 좌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