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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합의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때(ip: 115.138.39.13)

  • 박현동
  • 2026-10-19
  • 2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나 자전거를 타던 중학생이 차에 치이는 사고는 드물지 않습니다. 교통사고합의는 피해자가 성인일 때도 쉽지 않지만,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누가 합의의 주체인지, 아이의 의사는 어떻게 반영되는지, 아이가 자라면서 드러날 후유증을 어떻게 고려하는지까지 따져야 할 것이 늘어납니다. 가해자 쪽은 부모와 합의하면 끝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형사 합의에서는 그 생각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민사상의 합의, 즉 손해 배상에 관한 합의는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아이를 대리해 할 수 있습니다. 치료비, 위자료, 장래의 손해에 관한 합의서는 부모가 아이의 이름으로 서명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부모가 이혼했다면 친권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하고, 친권을 함께 가지고 있다면 두 사람이 모두 동의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사 쪽은 다릅니다. 사람을 다치게 한 교통사고 가운데 일정한 사건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데, 이 의사는 피해자 본인이 밝혀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미성년자라도 그 뜻을 이해하고 판단할 능력이 있다면 본인이 직접 의사를 밝혀야 하고, 부모가 대신 밝힌 것만으로는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면 부모의 동의가 없어도 효력이 있다는 판단도 같은 흐름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형사 합의에서는 아이의 나이와 판단 능력이 문제가 됩니다. 아주 어린 아이라면 스스로 뜻을 밝힐 능력이 없다고 보아 다른 방식이 검토되지만, 어느 정도 자란 아이라면 아이 본인이 처벌불원의 뜻을 밝힌 서면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실제로 그 뜻을 이해했는지가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서면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아이에게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에게 부담을 주어서도 안 됩니다. 가해자 쪽이 아이를 직접 찾아가 합의를 요청하거나, 부모를 통해 아이에게 서명을 재촉하면 그 자체가 문제로 비칩니다. 아이의 뜻은 아이가 안정된 상태에서 부모와 충분히 이야기한 뒤 정해져야 하며, 수사기관에서 아이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기도 합니다.
민사 합의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장래의 손해입니다. 아이는 성장 과정에 있어 사고로 인한 장애가 어떻게 남을지 성인보다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뼈의 성장판이 다쳤다면 자라면서 길이 차이나 변형이 생길 수 있고, 머리를 다쳤다면 학습이나 행동에 영향이 늦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치료가 끝났더라도 성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뒤 상태를 다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장래 소득을 어떻게 계산할지도 문제입니다. 아직 일하지 않는 아이의 손해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장래 소득을 추정해 산정하는데, 그 기준이 성인과 다르고 보험사의 계산과 법원의 계산이 다를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제시한 금액이 어떤 기준으로 나왔는지 확인하고,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있다면 그 부분이 반영되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합의서 문구는 더 신중해야 합니다. 앞으로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넓은 문구는 아이가 자라며 드러나는 후유증까지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합의 당시 예상하지 못한 후유증이 생기면 추가로 청구할 수 있다는 문구를 넣거나, 장래 치료비를 따로 남겨 두는 방식을 검토합니다.
부모와 아이의 이해가 엇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가 가해 차량의 운전자이거나 동승자였다면, 부모가 아이를 대리해 합의하는 것은 이해가 충돌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법원에 아이를 위한 특별대리인 선임을 청구해, 그 사람이 아이의 입장에서 합의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합의는 뒤에 효력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합의금의 관리도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 이름으로 받은 배상금은 아이의 재산이므로 부모가 마음대로 쓸 수 없고, 아이의 치료와 생활을 위해 관리해야 합니다. 큰 금액이라면 아이 명의의 계좌에 따로 두고 사용 내역을 남겨 두는 것이 뒤의 분쟁을 막습니다.
가해자 쪽 입장에서도 알아 둘 점이 있습니다. 형사 처벌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부모와만 합의서를 받았다가, 뒤에 그 처벌불원 의사가 효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합의의 효과를 잃게 됩니다. 아이의 의사를 정식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민사 합의와 형사 합의를 구분해 각각 정리하는 것이 결국 양쪽 모두에게 안전합니다.
교통사고합의에서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때는 서명할 사람이 누구인지, 아이의 뜻이 어떻게 확인되었는지, 아이의 미래가 합의서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라는 세 가지를 하나씩 점검해야 합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합의는 끝난 것처럼 보여도 다시 열릴 수 있습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의 관계도 정리해야 할 부분입니다. 치료 때문에 결석이 길어지면 출결 처리와 학습 공백이 생기는데, 사고로 인한 결석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학교에 내면 출석으로 인정받는 길이 있습니다. 학습 지원이나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면 그 비용도 손해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기록을 남겨 둡니다.
아이를 다치게 한 사고에서 가해자에게 필요한 것은 빠른 합의보다 정확한 합의입니다. 아이와 부모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기다리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부모 쪽에서도 아이의 치료가 일단락되기 전에는 서명을 미루고, 필요하면 의료진의 의견을 받아 본 뒤 결정하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지키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