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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고소 법인과 단체가 피해자일 때(ip: 115.138.39.13)

  • 김이지나
  • 2026-10-10
  • 5
회사나 병원, 학원, 비영리 단체에 대한 악의적인 글이 인터넷에 퍼지면 그 조직의 평판과 영업에 큰 타격이 생긴다. 이런 경우 회사나 단체가 직접 명예훼손고소를 할 수 있는지, 구성원 개인이 고소해야 하는지를 묻는 경우가 많은데, 법인과 단체가 피해자가 될 때는 개인의 경우와 다른 쟁점이 있다.
법인도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명예훼손은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보호하는 범죄인데, 회사나 법인도 사회 속에서 신용과 평판을 가지고 활동하므로 그 평가가 보호 대상이 된다. 그래서 법인을 깎아내리는 거짓 사실이나 평가를 떨어뜨리는 사실을 퍼뜨리면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
법인이 아닌 단체도 마찬가지다. 동호회나 협회처럼 법인 등기가 없는 단체라도 독립된 사회적 실체로 활동하고 있다면 명예의 주체로 인정될 수 있다.
고소는 법인이나 단체의 대표자가 한다. 법인은 스스로 행동할 수 없으므로 대표이사나 단체의 대표가 법인을 대신해 고소장을 제출한다. 고소장에는 대표 자격을 증명하는 서류를 함께 첨부한다.
주의할 점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같은 공공기관이다. 국가기관은 국민의 감시와 비판을 받아야 하는 존재여서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이다. 정부 정책이나 공공기관을 비판한 글로 그 기관이 명예훼손 고소를 할 수는 없다.
다만 공공기관을 비판하면서 특정 공무원 개인을 지목해 거짓 사실을 적시했다면 그 공무원 개인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기관에 대한 비판과 개인에 대한 공격은 구별된다.
단체를 향한 글이 그 구성원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지도 쟁점이 된다. 어느 회사 직원들은 모두 사기꾼이라는 식으로 집단을 지칭한 경우, 그 집단의 규모가 작아 구성원 개개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구성원 각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집단의 규모가 크거나 경계가 모호하면 개인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특정 업종 전체나 대기업 직원 전체를 비난한 글로 그 가운데 한 사람이 고소하기는 어렵다. 결국 표현을 본 사람들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있었는지가 기준이다.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비판은 넓게 허용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비판은 다른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이므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평가되기 쉽다. 기업이 비판적인 글마다 고소하면 오히려 평판이 더 나빠질 수 있다.
그래서 고소를 결정하기 전에 글의 성격을 냉정하게 분류해야 한다. 사실에 근거한 비판인지, 거짓 사실을 지어낸 것인지, 경쟁 업체가 의도적으로 퍼뜨린 것인지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달라진다.
거짓 사실로 회사의 신용을 떨어뜨렸다면 명예훼손 외에 다른 죄도 검토할 수 있다. 회사의 경제적 신용을 해치는 거짓 소문은 신용훼손으로, 영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퍼뜨린 거짓 정보는 업무방해로 다룰 수 있다. 회사가 입은 피해의 성격에 맞는 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 업체가 조직적으로 거짓 리뷰나 비방 글을 올린 경우라면 증거 확보가 핵심이다. 작성 계정의 패턴, 게시 시기, 비슷한 표현의 반복 등을 정리하고, 수사기관을 통해 작성자를 특정하는 절차를 밟는다.
민사상 손해배상도 함께 검토한다. 거짓 정보로 매출이 줄었거나 계약이 취소되었다면 그 손해를 입증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매출 변화와 거래처의 반응처럼 손해를 보여 주는 자료를 시기별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게시물 삭제 요청은 빠를수록 좋다. 플랫폼의 권리 침해 신고 절차를 이용해 게시 중단을 요청하되, 그 전에 게시물 화면과 인터넷 주소, 게시 시각을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
내부 구성원이 작성한 글이라면 사정이 복잡하다. 직원이나 회원이 내부 문제를 폭로한 경우, 그 내용이 사실이고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처벌되지 않을 수 있다. 내부 고발에 대해 성급하게 고소하면 보복으로 비쳐 조직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라면 작성자를 특정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수사기관이 플랫폼에 자료를 요청해 작성자를 확인하는데, 해외 서버를 쓰는 플랫폼은 협조가 어려워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고소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문제의 글이 더 퍼지는 경우도 있다. 조직이 개인을 고소했다는 사실 자체가 화제가 되어 평판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고소 여부와 대외 소통 방식을 함께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에 언급된 임원이나 직원 개인이 따로 피해를 입었다면 그 개인도 별도로 고소할 수 있다. 법인의 고소와 개인의 고소는 피해자가 다르므로 각각 진행되며, 고소장과 증거도 피해자별로 정리해야 한다.
법인이나 단체의 명의로 명예훼손고소를 진행할 때는 대표자의 고소 권한, 피해자로서의 적격, 글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공익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는지를 차례로 점검해야 한다. 이 순서를 거쳐야 고소가 조직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판단할 수 있다.
조직의 평판은 한 번 흔들리면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 법적 대응과 함께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알리는 소통을 병행하고, 정당한 비판은 받아들이되 거짓 정보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는 균형이 조직의 신뢰를 지키는 길이라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균형 잡힌 대응이 결국 가장 오래 남는 평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