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금액을 편취한 두 사람이 전혀 다른 판결을 받는 일이 있습니다.
사기죄형량을 가르는 사정 가운데 피해 금액 다음으로 무게가 큰 것이 과거의 처벌 전력, 그중에서도 같은 종류의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입니다. 법원은 이번 사건만 떼어 보지 않고 그 사람이 걸어온 기록 위에 이번 사건을 올려놓고 판단합니다. 이 글은 전과가 어떤 방식으로 형에 반영되는지, 전과가 있는 사람이 무엇을 준비할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전과를 볼 때 법원이 확인하는 것은 네 가지입니다. 과거의 범죄가 이번과 같은 종류인지, 몇 번이었는지, 마지막 처벌로부터 얼마나 지났는지, 그리고 수법이 닮았는지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사람을 속여 돈을 받는 일이 간격을 좁히며 반복되고 있다면, 이전의 처벌이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됩니다. 반대로 오래전의 한 차례 전력은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것은 누범 규정입니다. 징역형의 집행을 마치거나 면제받은 뒤 법에서 정한 기간 안에 다시 죄를 범하면 형의 상한이 높아집니다. 출소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범행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며, 이때는 재판부가 선택할 수 있는 형의 범위 자체가 위로 올라갑니다. 누범에 해당하는지는 이전 형의 집행이 끝난 날과 이번 범행일을 기준으로 따지므로 날짜를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 다시 범행한 경우는 두 겹의 부담이 생깁니다. 이번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되면 유예되었던 이전 형이 되살아나 함께 집행되고, 이번 사건에서 다시 집행유예를 받는 것은 법이 정한 제한 때문에 매우 어렵습니다. 유예 기간이 끝난 직후의 범행도 법적 제한은 벗어나지만 재판부의 평가에서는 유예 기간 중 범행에 가깝게 취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복이 일정한 수준을 넘으면 습벽이 있다고 보아 상습범으로 가중합니다. 상습성은 전과의 횟수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범행의 간격과 수법의 동일성, 이번 사건의 횟수와 기간을 함께 보아 판단합니다. 전과가 없더라도 짧은 기간에 같은 수법을 수십 차례 반복했다면 상습성이 인정될 수 있고, 반대로 전과가 있어도 이번 범행이 우발적이었다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른 종류의 전과는 영향이 덜합니다. 교통 관련 벌금이나 오래된 폭행 전력은 남을 속여 재산을 취하는 성향과 직접 관련이 없으므로 참고 사정에 그칩니다. 다만 횡령이나 배임, 문서 위조처럼 재산과 신뢰에 관한 범죄는 종류가 달라도 비슷한 성향을 보여 주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벌금 전과도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벌금형은 누범이나 집행유예 제한의 대상이 아니지만, 같은 종류의 벌금 전과가 쌓여 있으면 이번에는 벌금으로 끝내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과거에 합의로 불기소되거나 기소유예로 끝난 사건의 기록도 수사 자료에 남아 있어 참고됩니다.
여러 사건이 따로 진행되고 있다면 병합을 검토해야 합니다. 서로 다른 경찰서와 법원에서 각각 재판을 받으면 형이 따로 선고되어 합산한 결과가 무거워지기 쉽습니다. 한 재판부에서 함께 심리받으면 전체를 하나로 보아 형을 정하므로 대체로 유리합니다. 이미 확정된 판결이 있고 그 확정 전에 저지른 범행이 뒤늦게 기소된 경우에는 함께 재판받았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 형을 정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범행일과 판결 확정일의 선후를 정리해 제출해야 합니다.
전과가 있다고 해서 결론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가 전부 회복되었는지, 가담한 정도가 어떠했는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지, 얻은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가 여전히 형을 움직입니다. 특히 피해자와의 합의는 전과가 있는 사건일수록 무게가 커집니다. 재판부가 이번에도 실형을 피할 이유가 있는지를 찾을 때 가장 먼저 보는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준비할 자료도 달라집니다. 이전 사건의 판결문을 구해 당시 어떤 사정으로 어떤 형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그 뒤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를 모읍니다. 이전 사건 피해자에게 변제를 마쳤다는 기록, 출소 뒤 꾸준히 일한 기록, 가족을 부양해 온 사정이 그 예입니다. 이전 사건의 피해 변제가 끝나지 않은 채 새 사건이 생겼다면 그 점이 불리하게 지적될 수 있으므로 함께 정리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전 사건에서 받은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를 성실히 마쳤는지도 기록으로 확인됩니다. 준수사항을 어긴 적이 있거나 벌금을 내지 않아 노역으로 대신한 이력이 있으면 법을 따르려는 뜻이 약하다고 평가됩니다. 반대로 정해진 의무를 빠짐없이 이행한 기록은 이번에도 사회 안에서 관리가 가능한 사람이라는 근거가 됩니다.
재판에서 전과를 대하는 태도도 평가됩니다. 이전 처벌을 운이 나빴던 일로 말하거나 이번 사건을 남의 탓으로 돌리면 같은 일이 반복될 사람으로 보입니다. 왜 다시 같은 상황에 이르렀는지를 스스로 설명하고, 돈의 흐름을 관리하는 방식이나 일하는 환경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설득력을 가집니다.
사기죄형량을 예상할 때 전과가 있는 사람은 금액 기준으로 본 범위보다 한 단계 위를 각오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범이나 집행유예 제한에 해당하는지를 날짜로 먼저 확인하고, 병합할 사건이 있는지 살피고, 피해 회복에 쓸 수 있는 자원을 앞당겨 마련하는 순서로 움직여야 합니다.
기록은 지울 수 없지만 그 기록 뒤에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보여 줄 수 있습니다. 법원이 전과를 무겁게 보는 이유가 재범의 위험에 있는 만큼, 그 위험이 낮아졌다는 점을 자료로 증명하는 것이 전과 있는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준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