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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받은 사람의 이행 청구 실무(ip: 115.138.39.13)

  • 김이지나
  • 2026-10-04
  • 2
유언장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다고 해서 재산이 저절로 넘어오는 것은 아니다. 유증을 받은 사람은 그 재산을 실제로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특히 상속인들이 협조하지 않을 때는 절차가 길어진다. 가족이 아닌 사람이 유언으로 재산을 받게 된 경우라면 이런 어려움이 더 커진다. 이 글은 유언으로 재산을 받게 된 사람의 입장에서 이행을 청구하는 과정을 정리한다.
첫 단계는 유언장의 효력을 확인하는 일이다. 자필 유언장이라면 가정법원에서 검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검인은 유언장의 상태를 확인하고 보존하는 절차일 뿐 효력을 확정해 주는 것은 아니다. 공정증서로 작성된 유언은 검인이 필요 없다. 유언장의 형식에 문제가 있으면 이후 모든 절차가 흔들리므로, 작성 연월일과 서명, 날인이 제대로 갖추어졌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
다음으로 받은 재산이 어떤 성격인지 구분해야 한다. 재산 전체나 일정 비율을 받았다면 상속인과 같은 지위에 서므로 분할협의에 참여하고 빚도 비율에 따라 떠안는다. 특정한 부동산이나 예금을 지정해 받았다면 상속인들이나 유언집행자에게 그 재산을 넘겨 달라고 청구하는 방식으로 권리를 실현한다. 이 구분에 따라 등기 방식도 달라진다.
누구에게 이행을 청구할지가 다음 문제다. 유언에서 유언집행자를 지정해 두었다면 그 사람이 재산을 넘겨줄 의무를 진다. 지정이 없다면 상속인 전원이 유언집행자의 지위에 서게 되어 모두의 협조가 필요하다. 상속인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절차가 멈추기 쉬우므로, 이런 경우 가정법원에 유언집행자 선임을 청구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부동산이라면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해야 한다. 특정한 부동산을 받은 경우 원칙적으로 유언집행자와 함께 등기를 신청하며, 유언장과 검인조서 또는 공정증서, 고인의 사망을 증명하는 서류 등이 필요하다. 상속인들이 이미 자기 이름으로 등기를 마쳐 버렸다면 그 등기를 정리한 뒤 이전을 받아야 하므로 절차가 한 단계 늘어난다.
상속인들이 끝내 협조하지 않으면 소송으로 나아가야 한다. 받을 사람은 유언집행자나 상속인들을 상대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그 사이 상속인들이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신청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예금이라면 금융기관과 상속인들을 상대로 지급을 구하는 절차를 밟는다.
상속인들이 유언의 효력 자체를 다투어 오는 경우도 많다. 유언 당시 판단 능력이 없었다거나 형식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나오면 이행 청구와 효력 다툼이 함께 진행된다. 이때 받는 쪽은 유언 작성 경위와 고인과의 관계, 고인의 평소 의사를 보여 주는 자료를 준비해 두어야 한다.
최소한의 몫을 둘러싼 반환 청구도 대비해야 한다. 유언으로 받은 재산은 반환 순서에서 생전 증여보다 먼저 대상이 되므로, 가족 중 누군가 보장된 몫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면 받은 재산의 일부를 돌려주어야 할 수 있다. 받기로 한 재산의 규모가 클수록 이 가능성을 미리 계산해 두어야 한다.
세금 신고도 받는 사람의 몫이다. 유언으로 재산을 받으면 그 재산에 대한 세금 신고와 납부 의무가 생기고, 받은 비율에 따라 다른 상속인들과 함께 세금을 책임지는 구조가 된다. 상속인이 아닌 사람이 받는 경우에는 공제 적용이 제한되거나, 손자녀처럼 세대를 건너뛴 경우 세금이 가산될 수 있어 미리 계산해 보는 것이 좋다.
부동산을 넘겨받을 때는 취득세도 따로 신고해야 한다. 받는 사람이 상속인인지 아닌지에 따라 적용되는 세율 체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등기 신청 전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부동산에 대출이 남아 있다면 그 채무를 누가 부담하는지도 정리해야 한다.
상속인들이 이미 재산을 나누어 버린 경우도 있다. 유언장의 존재를 모른 채 분할협의를 마치고 등기까지 했다면, 받을 사람은 그 분할이 자신의 권리를 침해한 범위에서 효력을 다툴 수 있다. 이때는 등기 말소와 이전 청구를 함께 진행해야 하므로 절차가 길어진다.
예금이나 주식을 받는 경우에는 금융기관의 절차를 따라야 한다. 금융기관은 유언장과 함께 상속인들의 동의나 유언집행자의 확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상속인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지급을 미루기도 한다. 이럴 때는 금융기관에 법적 근거를 설명하고, 필요하면 지급을 구하는 소송으로 나아가야 한다.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거절할 수도 있다. 특정한 재산을 받은 경우에는 고인이 사망한 뒤 언제든 포기할 수 있고, 재산 전체나 일정 비율을 받은 경우에는 상속인처럼 법에서 정한 기간 안에 포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유증에 부담이 붙어 있어 이행이 어렵다면 포기도 하나의 선택지다.
포기 의사는 다른 상속인이나 유언집행자에게 분명히 표시해 두어야 하고, 한번 포기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받은 재산의 일부만 포기할 수 있는지도 사안에 따라 달라지므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포기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인들에게 돌아간다.
받는 쪽이 여러 명이라면 각자의 몫과 절차를 함께 조율해야 한다. 한 사람이 포기하거나 먼저 사망하면 그 부분의 처리 방식이 달라지므로, 유언의 문구를 다시 확인하고 필요하면 다른 수증자들과 의견을 맞춰 두는 것이 좋다.
결국 유언으로 받은 재산을 실제로 넘겨받기까지는 효력 확인, 이행 청구, 등기, 세금이라는 여러 관문이 남아 있다. 각 단계에서 필요한 서류와 상대방을 미리 정리해 두면 지연과 분쟁을 크게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