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입주청소그러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의 전승절 열병식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개전 2개월 후 치러진 2022년 5월 열병식은 전년보다 참여 병력이 3000여 명 줄었다.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과 반격으로 러시아군의 병력·장비 손실이 컸던 2023년 5월 열병식은 참여 인원이 8000명으로 줄고 전투기와 헬기 에어쇼도 사라졌다. 당시 행사에는 신형 전차가 1대도 나오지 않았고 제2차 세계대전 때 썼던 T-34 전차 1대가 열병 부대를 이끌었다. 2024년 열병식은 참여 병력이 1000명 정도 늘었지만 행사 규모는 여전히 전쟁 발발 이전보다 작았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맞은 지난해 열병식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13개 우방의 정상급 인사, 각국에서 파견한 부대까지 동원해 행사 규모를 대폭 키웠다. 다만 열병식 규모는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 투입된 신형 무기도 많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전승절을 앞둔 4월 28일 러시아 국방부가 의미심장한 발표를 했다. 열병식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지상 장비를 투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공지에서 “러시아 연방군 각 병과 및 개별 군종의 고등군사교육기관 소속 군인들이 도보 행렬 일원으로 열병식에 참가한다”며 “현재 작전 상황으로 인해 수보로프 및 나히모프 군사학교 학생과 생도단, 군사장비들은 열병식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열병식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우크라이나 파병 장병과 각 군종 대표의 활약상이나 인사말을 담은 영상을 방송할 예정이다. 여러 최신 전투기와 헬기가 대규모도 동원되던 에어쇼 역시 곡예비행팀인 ‘러시안 나이츠’와 구식 Su-25 공격기 몇 대만 참여하는 것으로 축소됐다. 무엇보다 열병식의 핵심으로 꼽히는 핵미사일 등 첨단 무기는 아예 등장하지 않을 예정이다.
사실 4월부터 러시아에선 열병식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초 올해 열병식은 지난해에 준하는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었고 이를 위해 3월 모스크바 외곽 알라비노 훈련장에 장병들과 각종 장비가 모여 연습 중이었다. 그런데 알라비노에서 4월 5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1차 종합 리허설이 돌연 취소됐다. 훈련장에 파견된 부대에는 원대 복귀 명령이 하달됐다. 이 사건을 두고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받은 자료로 선전 활동을 해온 친크렘린 성향 ‘밀블로거’ 사이에서 “올해 열병식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4월 8일에는 현지 언론이 “러시아군이 열병식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