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누구와,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자연스럽게 ‘어디서’ 나이 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탁자 두 개만한 밭뙈기를 원하는 예비할머니가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긴 하는데 하루 4시간만 열고픈 예비할머니가 있다. 일 없이 은퇴하겠다는 예비할머니가 있고, 또래 할머니와 어울릴만한 노인일자리에 취직하겠다는 예비할머니도 있다. 자가를 갖고 싶은 예비할머니도 있고, 50년 또는 영구 공공임대를 노리는 예비할머니도 있다. 많은 돈을 상상하는 예비할머니도 있고, 가난을 생각하는 예비할머니도 있다.
이토록 다양한 삶을 상상하는 우리가 각자 또는 함께 어울려 살고 싶은 공동체란, 구체적인 물리적 장소와 관계로 구현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어느 땅 위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있을지 알아보는 것 또한 우리에게 좋은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었다.
페미니즘 ‘책방’, 페미니즘 ‘의료사회적협동조합’, 페미니즘 ‘커뮤니티 공간/카페’ 등이 지역사회 안에 자리잡은 동네들을 함께 탐방하면서 지난 여름과 가을을 보냈다. 구체적인 장소를 경험해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각자의 미래 계획 안에 공동체적 삶의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것이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서 지금 구현되고 있는 일상이자 얼마든지 낙관할 수 있는 구체적 삶의 장면으로 다가온 것만으로도 마음이 벅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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