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대체 뭐길래? 예비할머니 프로젝트에 모인 17명의 2030여성들은 ‘가족이 필요한 순간’을 곱씹어 보기로 했다. 우리는 집안일이 벅찰 때부터 급하게 돈 필요할 때, 집 구하기나 장례 등 큰일이 닥쳤을 때, 갑자기 아프거나 몸을 가누기 힘들 때, 백수가 되었을 때 ‘가족’에게 기댄다(또는 기댈 수 있길 기대한다). 나만의 공간도 필요하지만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을 때, 오늘 있었던 일 얘기하고 싶을 때도 ‘가족’이 있어서 좋다고 느낀다(또는 그런 가족이 있다면 좋겠다고 느낀다).
또, 같이 살면서 정서적, 물리적 안정감을 느꼈을 때 이런 ‘가족’이 계속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고, 반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이 아닌 채로 원가족 안에 있을 때는 ‘다른 가족’이 필요하다는 마음을 품는다. 가족이 필요한 순간이란 즉, 빌붙을 수 있는 장소와 관계가 필요할 때를 의미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상가족’에 갇히지 않아도 괜찮은, ‘돌봄’을 주고받으며 ‘생활’이 서로 연결된 ‘공동체’ 자체다. 『가족 신분 사회』에서는 다음과 같이 생활공동체를 소개한다. “다양한 가족 형태는 민법상 가족의 범주를 넘어 (…) ‘이성애 핵가족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는 ‘생활공동체’를 포괄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생활’과 연결되는 화두가 바로 가족 간의 ‘돌봄’이다.” 책은 이어서 묻고 제안한다. “서로를 돌보고, 위기의 순간에 뒤를 맡기며, 행복한 시간을 함께 나누고픈 상호의존의 관계를 누구와 맺을 것인가? 나는 그러한 관계를 누구와 맺고 있는가? 시설과 가족을 넘어서 이 질문을 상상할 때, 우리 사회에 더 폭넓은 시민적 유대 관계가 자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