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개인회생 머시기마을 웅 이장과 함께 대전 빵집 ‘성심당’에서 비건빵을 사들고, 지리산게더링 팀을 만나러 전남 구례로 향했다. 고속도로를 2시간 여 달리고, 굽이진 지리산 자락을 올랐다.
“안녕하세요...!”
약간 어색하게 인사하며 도착한 그곳에는 감자, 상이, 아라, 온빛, 하무가 있었다.
“저는 노래하고 글 쓰며 사는 머시기마을 유진이고, 지리산게더링 인스타그램 팔로워입니다.”
이 글 서두에서 이런저런 의미 부여를 했지만, 사실 그냥 관심이 가는 친구들이었고 그것을 티 내고 싶었다. 사심 섞인 소개를 하며 그들 개개인의 소개를 부탁했다.
영상작업을 하며 지내다 지역에서 환경운동가로 데뷔한 지 3년 차인 ‘감자’, 산 타는 걸 좋아하며 민화 그리기가 취미인 ‘아라’, 성폭력근절을위한지리산여성회의 대표이자 농사 지으며 사는 ‘상이’, 산내마을에서 청년 활동을 오래 해온 ‘하무’, 나눔꽃이라는 자원순환가게를 운영하는 ‘온빛’. 요약하자면 이랬다.
세상이 변화하려면 우리 삶의 방식이 변화해야 한다
이들이 모인 시작을 이야기하자면, 감자가 하동에서 환경운동가로 데뷔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다큐 작업을 하다 3년 전에 고향 하동에 왔어요. 처음엔 앞으로 뭐 해먹고 살까 이런 고민하면서 부모님 집에 있었던 건데, 이곳에 댐이 건설된다고 주민들이 반대운동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함께 투쟁을 했고, 그때 하동 살면서 화력발전소 근처 사는 주민들이 암에 많이 걸린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어요. 농촌 지역이 도시의 식민지처럼 수탈당하고 있는 현실을 깨닫게 된 거죠.”
댐 건설은 주민들의 반대 투쟁으로 인해 기적적으로 무산되었지만, 그때 갖게 된 도시민으로서의 부채의식은 감자의 삶에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먹고 사는’ 문제를 개인적인 일로만 여길 것이 아니구나 하는 깨달음이었다. 그즈음부터 그의 삶은 ‘지역 활동가’로 재편되었다. 그러면서 당시 지역 활동가를 지원하는 단체에서 일하는 하무와 알게 됐고, 그 인연은 상이, 아라, 온빛과도 이어졌다.
이들 모두 ‘세상이 변화하려면 우리 삶의 방식이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통적으로 가졌다. 이런 생각에 영향을 크게 준 건, 일본에서 진행하는 ‘표주박시장’이라는 생태적, 탈자본주의적인 게더링(Gathering)이다. 그곳에 직접 다녀온 건 상이와 하무 둘이지만, 한국에서 열린 표주박시장 설명회 내용을 들은 이들 모두가 마음이 꽂혔다. 이때 마침 하동에 감자 부모님이 땅을 내어주신다고 하여, 그 땅을 기반으로 ‘지리산게더링’을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