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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아콩카과에서 맛본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ip: 115.138.26.151)

  • 대화말
  • 2026-05-31
  • 2
요가학원 우리뿐만 아니라 수십 명의 등반가들도 같은 길을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줄을 지어 올라가는 건 아니지만 한 시간에 몇 명씩은 꾸준히 마주쳤다. 대부분 우리와 비슷한 일정으로 정상에 도전할 것이다. 부디 이 길을 걷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날씨의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랐다. 마침내 베이스캠프인 플라자 데 뮬라스에 도착했다. '노새들의 광장'이라는 뜻이다. 노새들이 등반가들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이다. 이곳부터는 모든 장비를 사람이 직접 짊어지고 올라가야 한다. 아래 콘플루엔시아 캠프와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국립공원 레인저 사무실이 있다. 도착하면 가장 먼저 퍼밋을 제출하고 체크인을 해야 한다. 등반을 마치고 내려올 때도 이곳에서 체크아웃을 한다. 캠프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이곳은 콘플루엔시아보다 훨씬 크고 활기가 넘쳤다. 대형 에이전시가 운영하는 카페도 있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갤러리'라는 간판을 단 작은 전시 공간도 있었다. 돈을 내면 짐을 옮겨주는 포터 서비스 가격표도 붙어 있었다. 이 안데스산맥 깊숙한 골짜기에서도 돈만 있으면 웬만한 것은 다 해결되는 듯했다. 얼마 전 눈이 내렸는지 캠프 주변에는 듬성듬성 눈이 남아 있었다. 한여름인데도 눈이 남아 있는 것을 보니 밤에는 기온이 꽤 떨어질 것 같았다. 다행히 우리가 보낸 카고 백은 무사히 도착해 있었다. 베이스캠프까지 잘 와 준 내 자신에 대한 상으로 사과 하나를 꺼냈다. 한 입 베어 물자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사과였다. 생명이 다 말라버린 듯 건조한 산속에서 유일한 생기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사과를 일주일 동안 매일 아침 하나씩 먹을 수 있을 만큼 챙겨오길 정말 잘했다. 긴 등반을 버티려면 이런 작은 디테일들이 중요하다. 이제 비로소 실감이 났다. 정말 아콩카과 정상으로 향하는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이제부터는 이 산이 우리에게 어떤 얼굴을 보여 줄지 마주할 차례다.